카심은 영국 글래스고우에 사는 파키스탄인 2세이다. 클럽 DJ인 카심은 언젠가 자신의 클럽을 운영하고 싶어하는 착실한 젊은이다. 독실한 이슬람교도인 카심의 부모는 그를 사촌 자스민과 결혼시키려 하지만 카심은 백인 여성인 르와진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카심의 부모가 이를 절대 허락하지 않을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한 일. 결국 둘의 관계가 알려지게 되고 이 관계를 둘러싼 파장은 일파만파로 번져 결국엔 문화적 충돌과 사람들의 성격이 부딪히는 상황에까지 이른다.

‘전혀 다른 그룹에 속한 두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고난을 겪는다’는 <다정한 입맞춤>의 스토리 라인은, 기존 멜로 드라마의 그것과 다를 것이 없다. 하지만 켄 로치 감독과 각본을 쓴 폴 래버티는, 새로운 방식으로 이것을 뒤집음으로써 인종과 문화에 대한 이슈를 불러 일으키며 평범한 멜로드라마 이상의 작품으로 만들어냈다. <다정한 입맞춤>은 분명 켄 로치가 감독으로서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은 아니다. 하지만 더없이 사랑스러운 영화이며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대중적인 작품의 하나로, 냉소적인 영국 주류 로맨스 영화에 대한 신선한 대안이다.